존 디어, 130년 장수하는 콘텐츠의 비밀

 

요즘 마케팅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콘텐츠’입니다. 브랜드들은 광고보다 콘텐츠에 더 오래 머무는 소비자들의 변화를 마주하면서 소비자에게 ‘말을 거는 방식’ 자체를 바꿔가고 있는데요. 유튜브 영상, 블로그 글, 인스타그램 카드뉴스, 뉴스레터처럼 브랜드가 스스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어가는 흐름은 이제 선택이 아닌 기본 전략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콘텐츠로 고객과 관계를 쌓는 방식이 ‘콘텐츠 마케팅(Content Marketing)’ 인데요. 단순히 제품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궁금해할 만한 주제를 중심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브랜드를 그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접근이죠. 이런 맥락에서 세계적인 마케팅 전문가 세스 고딘(Seth Godin)은 콘텐츠 마케팅을 두고 “유일하게 남을 마케팅이다”라고 언급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콘텐츠 마케팅이 정말 디지털 시대의 산물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콘텐츠 마케팅을 2000년대 이후 블로그나 유튜브가 본격화되며 등장한 전략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콘텐츠 마케팅은 존재해 왔어요. 디지털이라는 개념조차 없던 시대, 무려 1895년에 콘텐츠 마케팅의 원형을 보여준 브랜드가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농기계 제조사 존 디어(John Deere)입니다.

 

콘텐츠 마케팅의 작용 과정, 이미지 제작: ©오운드

콘텐츠 마케팅의 작용 과정, 이미지 제작: ©오운드 

 

 

 | 발상의 전환 : 광고 대신 콘텐츠

 

존 디어는 1895년, 농업 전문 잡지 ‘더 퍼로우(The Furrow)’ 를 창간했습니다. 이 시기는 텔레비전은 물론, 라디오도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대였기 때문에 농부들에게 있어 정기적으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채널은 신문과 잡지가 유일했어요. 존디어는 이 점에 주목했죠. 당시에는 트랙터나 농기계를 더 많이 판매하기 위해서는 전단지를 만들어 배포하거나 신문에 광고를 싣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이었는데, 존 디어는 다른 길을 선택했습니다. 브랜드를 내세우지 않고, 농부들이 실제로 궁금해할만한 정보를 담은 잡지(Magazine)를 만든 것이죠. 더 퍼로우는 표지부터 기획 방향까지 철저히 ‘농부의 시선’에 맞춰 구성되었고, 최신 농업 기술 트렌드부터 농업과 관련된 정책, 기후 변화 대응 등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했어요. 

 

더 퍼로우는 농기계 브랜드의 입장에서 무언가를 설명하지 않았고, 트랙터에 대한 직접적인 광고도 거의 없었습니다. 농기계를 파는 회사였지만, 트랙터 얘기보다 농부들의 고민에 집중했어요. ‘어떻게 하면 수익을 더 올릴 수 있을까’, ‘지금 땅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같은 질문들에 먼저 답을 주는 콘텐츠를 만들었죠. 실제로 잡지 내부에서 ‘존 디어’라는 브랜드 이름이 등장하는 횟수를 15번 이내로 제한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입니다. 

 

이 잡지가 만들어낸 반응은 굉장했어요. 1895년에 창간한 더 퍼로우는 1912년에는 각 호당 140만부씩이라는 발행부수를 기록하면서 당시 미국에서 가장 많이 발행되는 농장 콘텐츠(Farm magazine)로 떠올랐습니다.

 

더 퍼로우의 역사, ©JOHN DEERE, 공식 홈페이지 일부 캡쳐

더 퍼로우의 역사, ©JOHN DEERE, 공식 홈페이지 일부 캡쳐

 

 

 | 브랜드를 숨기고 신뢰를 얻다 

 

더 퍼로우의 성공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이런 많은 발행부수 때문만은 아니에요. 브랜드 노출을 최소화하면서도 고객의 마음을 얻은 콘텐츠 전략 때문이죠.

 

보통의 광고는 브랜드를 어떻게 더 잘 보이게 만들까를 고민합니다. 그런데 더 퍼로우는 그 반대였어요. 브랜드는 한 발 물러서고, 고객의 관심사 한가운데로 콘텐츠를 보냈어요. 그 결과, 독자들은 이 매거진을 ‘신뢰할 수 있는 정보원’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정보의 출처가 ‘존디어’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 함께 형성됐습니다. 농업이 활발하던 당시 농기계 시장의 경쟁에서 존 디어는 정보의 질로 차별화에 성공했어요. 경쟁사들이 제품 성능이나 가격을 강조할 때, 존디어는 '농부의 관점'에서 문제를 풀어주는 콘텐츠를 택한 것이죠. 매달 도착하는 잡지를 통해 농부들은 정기적인 '농업 조언자'를 만나는 듯한 경험을 했고, 그 일관된 경험이 곧 브랜드에 대한 신뢰로 이어졌어요.

 

더 퍼로우의 사례는 ‘콘텐츠가 관계를 만든다’는 사실을 보여준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진심을 담아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하는 브랜드를 소비자가 먼저 주목하게 된 것이죠. 좋은 콘텐츠는 브랜드의 목소리를 줄이더라도, 오히려 더 깊이 있는 연결을 만들어준다는 걸 증명한 셈이에요.

 

‘가뭄에 대처하는 방법’, ‘농부들의 고령화가 빨라진다: 농장 인력문제 해결법 ‘ 등과 같이 제품이 직접 드러나지 않지만 농부들의 관심사에 집중한 전략이 잘 드러나는 더 퍼로우 콘텐츠들의 예시,  2022년 1월호 ©JOHN DEERE, 존디어 웹사이트 일부 캡쳐‘가뭄에 대처하는 방법’, ‘농부들의 고령화가 빨라진다: 농장 인력문제 해결법 ‘ 등과 같이 제품이 직접 드러나지 않지만

농부들의 관심사에 집중한 전략이 잘 드러나는 더 퍼로우 콘텐츠들의 예시, 

2022년 1월호 ©JOHN DEERE, 존 디어 웹사이트 일부 캡쳐

 

 | 여전히 사랑받는 콘텐츠의 비밀

 

놀라운 사실은, 이 잡지가 지금도 발행되고 있다는 점인데요. 더 퍼로우는 2021년 기준으로 20개 이상의 언어로 100개국 이상의 농부들에게 약 200만부의 잡지를 발행하며, 여전히 콘텐츠를 제공중입니다. 물론 오프라인 중심이에서 온라인으로 플랫폼을 확장하고, 일부는 영상 콘텐츠나 디지털 뉴스레터 형태로도 제공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 안의 콘텐츠 구조는 13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더 퍼로우의 북미지역 편집 콘텐츠을 담당하는 앤 이스트(Anne East)는 창간 126주년 기념호에서 “독자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그들이 원하는 이야기를 전달해야 하는 것이 변하지 않는 더 퍼로우의 목표”라고 말한 바 있는데요. 이처럼 더 퍼로우는 여전히 농부가 궁금해할 만한 질문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기획하고, 브랜드는 배경에 머물며 독자의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러한 전략 덕분에 더 퍼로우는 ‘가장 오래 살아남은 브랜드 콘텐츠’로 불리며, 콘텐츠 마케팅 교과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사례가 되었습니다.

 

더 퍼로우의 최근 발행호 표지들,  이미지 제작: ©오운드 및 ©JOHN DEERE, 존디어 공식 홈페이지 일부 캡쳐,

더 퍼로우의 최근 발행호 표지들, 

이미지 제작: ©오운드 및 ©JOHN DEERE, 존 디어 공식 홈페이지 일부 캡쳐

 

 

 | 콘텐츠 = 관계를 설계하는 방식이다

 

콘텐츠 마케팅은 제품을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에요. 고객과 브랜드 사이에 ‘신뢰의 접점’을 설계하는 일이죠. 존 디어는 단 한 번도 제품을 앞세우지 않았지만, 콘텐츠를 통해 고객의 삶을 이해했고, 그 결과 브랜드는 업계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는 회사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방식은 지금도 유효해요. 브랜드가 전면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입장에서 먼저 말을 걸고,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 그것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다시 돌아봐야 할 콘텐츠 마케팅의 본질일지도 모릅니다. 130년 전, 트랙터 광고 대신 농부의 질문에 먼저 답한 존 디어처럼요. 그리고 이 철학은, 지금 우리의 콘텐츠가 어떤 방향을 향해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죠. 결국 콘텐츠가 도달해야 할 마지막 지점은 잠재고객들과의 신뢰적인 관계구축입니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기업(B2C)이든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B2B)이든지 관계없이 기업이 직접 전하는 콘텐츠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어떤 콘텐츠를 전달할지에 집중하고 있지만, 사실 보다 근본적인 고민은 콘텐츠를 통해 고객과 어떤 관계를 만들어 갈 것인지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오운드는 기업이 가진 이야기를 마케팅을 위한 콘텐츠가 아니라, 관계 구축을 위한 콘텐츠로 설계하는 파트너입니다. 우리 브랜드의 관점이 담긴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고객과의 관계를 더 깊고 진정성 있게 이어가고 싶다면, 지금 오운드와 함께 시작해보세요. 콘텐츠 제작부터 기업의 매거진 발행까지 오운드 하나로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글: 오운드 콘텐츠팀  / 에디터: 오운드 콘텐츠팀 

이 글은 자체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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