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PR의 생존 공식: AI시대, PR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가트너(Gartner)는 AI 검색엔진이 전통 검색을 대체하면서 2027년까지 PR과 언드 미디어(Earned Media)의 예산이 2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예산이 늘어나는 이유는 PR이 잘 나가서가 아니다. 살아남기 위해 2배로 뛰어야 하는 상황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AI는 콘텐츠 생성 속도를 높였지만, 소비자는 그 어느 때보다 브랜드를 의심하게 되었다. 또한 신뢰는 점점 더 폐쇄적인 소수 집단 안에서만 형성된다. 많은 전문가들이 PR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변화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AI시대의 PR, 무엇을 해야 할까?
| AI-friendly PR: AI가 PR을 먹어치우는 방법, 그리고 구하는 방법
사람들이 정보를 찾는 방식이 검색 엔진에서 AI로 바뀌고 있다. 검색 후 링크를 클릭하는 대신, AI가 요약해준 답변 하나를 읽는 시대이다. 문제는 그 답변 속에 당신의 브랜드가 언급되느냐 아니냐에 있다.
이제 PR 담당자는 웹사이트 상위 노출(SEO)을 넘어, '어떻게 하면 AI 로봇이 우리 브랜드를 신뢰할 만한 출처로 인용하게 만들 것인가(GEO)'를 고민해야 한다. 권위 있는 미디어의 인용 보도나 전문성 높은 백서(Whitepaper) 발행이 다시금 중요해진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AI 검색 엔진은 유료 콘텐츠보다 언드(Earned), 쉐어드(shared), 오가닉 온드(Organic Owned) 콘텐츠 인용을 선호한다. 특히 AI가 인용하는 링크의 27%가 언론보도와 같은 언드 미디어(Earned Media)에서 직접 나온다. Muck Rack의 데이터는 더욱 구체적이다. 이 보고에 따르면 실제 AI 인용의 절반 이상이 최근 12개월 이내에 발행된 저널리즘 기사에서 나오며, 발행 후 6개월이 지나면 인용량이 급격히 감소한다고 밝혔다. 즉, 신선하고 지속적인 언론 보도가 AI 가시성의 핵심 변수라는 뜻이다. AI가 학습하고 인용하는 콘텐츠가 곧 PR의 새로운 전장이 된 것이다.
격차가 벌어지는 지점이 바로 이 곳이다. McKinsey의 ‘State of Marketing Europe 2026’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마케팅 조직의 94%가 여전히 AI 성숙도가 낮은 단계에 머물러 있다. 상위 30%의 리드 브랜드들은 AI를 활용해 데이터를 정교하게 분석하고, 기자나 인플루언서 성향에 맞춘 '초개인화 피칭(Hyper-personalized Pitching)' 시스템을 구축하여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단순히 "보도자료 초안 써 줘" 수준의 AI 활용은 오히려 미디어 생태계와 콘텐츠 품질에 악영향을 끼칠 뿐이다.
| 고립의 시대(Age of Insularity): PR의 역할은 신뢰의 중개
AI가 정보 유통의 판을 바꾸는 와중에, 신뢰의 지형 자체도 흔들리고 있다. 에델만(Edelman)의 2026 Edelman Trust Barometer가 포착한 가장 주목할 변화는 '폐쇄성(Insularity)'의 급증이다. 지속되는 경제적 불안과 기술적 대전환 속에서 사람들은 거대 미디어나 정부를 믿지 못하고, 자신과 성향이 비슷하고 안전한 '작은 커뮤니티'로 숨어들고 있다. 전 세계 70%의 사람들이 자신과 다른 가치관이나 정보원,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을 신뢰하지 않거나 주저한다고 답했다. 이 현상은 선진국일수록 더 심각한데, 일본은 90%, 독일 81%, 영국 76%, 미국 70%에 달한다. 에델만의 CEO 리처드 에델만(Richard Edelman)은 이를 "폐쇄된 신뢰 생태계로의 후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여기에 흥미로운 반전이 있다. 불신의 벽이 높아진 만큼, 그 벽을 넘는 통로도 분명해졌다는 점이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평소 불신하던 기업이라도, 자신이 이미 깊게 신뢰하는 분야별 인플루언서가 지지할 경우, 신뢰하거나 신뢰를 고려하겠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이 금융 분야 57%, 푸드·라이프스타일 분야 62%에 달했다. 불특정 다수를 향한 확산보다, 타겟이 신뢰하는 '부족의 장(長)'을 공략하는 피칭이 필수가 된 이유다. PR의 역할이 메시지 확산에서 신뢰 중개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 양보다 질: 독창성과 인사이트에 대한 투자
맥킨지(McKinsey)는 장기적인 브랜드 구축을 위해 창의성과 독창성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유행을 쫓는 대신, 브랜드 정체성에 맞는 독창적인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AI가 얕고 반복적인 콘텐츠를 필터링하면서, 저품질 대량 생산은 오히려 쉽게 걸러지고, 차별화 요소는 독창적 관점과 깊이 있는 인사이트에 있다.
사고 리더십(Thought Leadership)의 부상도 같은 맥락이다. 검색엔진은 물론, AI 검색 결과 역시 '전문가 의견'을 우선순위에 둔다. 사고 리더십은 단순히 기고문을 쓰는 것이 아니라, 업계 담론을 주도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독자적 관점을 제시하며, 지속적으로 대화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 5개의 얕은 포스팅보다 주 1회의 장문 콘텐츠가, 그리고 독점 데이터와 원본 리서치에 대한 투자가 훨씬 더 큰 효과를 만들 수 있다.
에델만과 링크드인이 함께 조사한 Edelman-LinkedIn 2025 B2B Thought Leadership Impact Report에 따르면, 기업의 B2B 거래에서 숨겨진 의사결정권자들(Hidden buyers)의 95%가 강력한 사고 리더십이 영업이나 마케팅 활동에 대한 수용성을 높여준다고 답했다. 이는 산업의 미래를 논하는 진정성 있는 콘텐츠가 강력한 비즈니스 임팩트를 만들어낸다는 의미다. PR은 이들 콘텐츠를 활용해 기업과 기업 리더의 퍼스널 브랜딩은 물론, 기업 리스크를 상쇄하고 평판을 관리할 수도 있다.
| 온드(Owned)미디어의 부활: 콘텐츠의 '집'을 가져야 하는 이유
질 높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콘텐츠를 담을 채널의 문제가 남는다. 2026년 PR의 핵심 마스터키는 온드 미디어(Owned Media), 기업이 직접 소유하고 운영하는 자체 채널이다.
허브스팟(Hubspot)의 2026 State of Marketing Report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통해 만들어진 콘텐츠가 퍼블릭 웹을 장악하면서 60%이상의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보는 정보 콘텐츠에 대해 피로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글로벌 뉴스레터 솔루션 비히브(beehiiv)의 2026년 분석은, 빅테크의 알고리즘 변화나 정책 변동 한 번에 고객 도달률이 폭락하는 기업의 '빌려 쓰는 플랫폼(Rented Platform)'에 대한 리스크도 임계점에 달했다고 말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오픈된 SNS대신 기업의 자체 브랜드 뉴스룸이나 뉴스레터처럼 신뢰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동하고, 기업들이 직접 소유하고 통제할 수 있는 자체 미디어 채널로 회귀하고 있는 이유이다.
선두 기업들의 '온드 미디어'는 잘 만들어진 저널리즘 매체 그 자체로 작용한다. 뉴스레터, 뉴스룸, 블로그, 팟캐스트 등 기업이 직접 통제하는 채널은 굳이 미디어를 거치지 않고도 업계 트렌드 분석 리포트, 개발 비하인드 등 기업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뉴스룸에 직접 발행하며 브랜드 서사를 일관되게 구축할 수 있으며, 구독자와의 직접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기업의 온드 미디어 자체가 업계 최고의 권위 있는 출처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콘텐츠가 체계적으로 쌓이면, 비로소 브랜드의 디지털 자산이 되고, AI가 학습하고 인용하는 신뢰할 수 있는 원천이 된다.
온드 미디어는 콘텐츠 전략의 결과물이 아니라, 전략 전체를 지탱하는 인프라다.
| 결과의 증명: 조직의 무엇을 바꾸었나
PR을 더 이상 노출 수나 도달률, AVE(광고 환산 가치)로 평가해서는 안된다. "기사 몇 건 났습니다", "조회수가 얼마입니다"라는 수치는 PR 팀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지 못한다. 중요한 것은 'PR이 비즈니스에 어떤 임팩트를 미쳤는가'이다. 경영진이 원하는 것은 PR 활동과 매출, 리드 생성, 브랜드 가치 사이의 인과 관계이다.
그러나 현실은 아직 멀리 있다. Meltwater와 We. Communications가 전 세계 1,100명 이상의 PR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6 State of PR' 리포트에 따르면, 응답자의 21%는 임팩트와 ROI 측정 자체가 가장 큰 과제라고 인정했고, 42%의 PR 전문가가 여전히 미디어 게재 건수와 도달률을 가장 중요한 성과 지표로 꼽고 있다. 동시에 경영진의 40%는 자사 PR 팀이 실제로 무슨 일을 하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51%는 2026년 예산이 동결될 것으로, 17%는 삭감될 것으로 예상한다. 예산을 늘리고 싶다면 비즈니스 성과의 언어로 말해야 하는데, 정작 그 언어를 구사할 도구와 역량이 부족한 것이다.
글로벌 PR 측정의 표준을 제시하는 AMEC(국제커뮤니케이션측정평가협회)은 2025년 Barcelona Principles 4.0을 발표하며 이 문제에 대한 업계 차원의 답을 내놓았다. 핵심은 산출물(Outputs, 보도자료 배포 건수나 게재 건수), 성과(Outcomes, 타겟 이해관계자의 인식·태도·행동 변화), 임팩트(Impact, 조직 차원의 비즈니스 결과), 세 단계의 명확한 구분이다. 그리고 이 세 단계를 모두 추적해 커뮤니케이션의 전략적 기여를 증명하는 것이다. AVE 같은 무효한 지표는 명시적으로 퇴출시키고, 대신 커뮤니케이션의 성과와 임팩트로 기여도를 측정하라는 원칙도 분명히 했다.
PR은 이제 "우리가 무엇을 했는가"를 넘어 "그래서 조직의 무엇이 달라졌는가"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 AI 시대, PR의 생존 조건
AI가 평범한 것들을 대량생산하면서, 평범하지 않은 것의 가치가 올라간 시대. 2026년의 PR 환경은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AI가 정보 유통의 규칙을 바꾸고 있으며, PR은 AI가 인용하는 출처가 되어야 한다. 신뢰는 대중 전체가 아니라 작은 부족(커뮤니티) 안에서 형성되며, PR의 역할은 메시지 확산이 아니라 신뢰의 중개로 변화하였다. 콘텐츠는 양이 아니라 독창성과 깊이로 승부해야 하며, 리더의 목소리는 브랜드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 된다. 기업이 생산한 콘텐츠는 기업이 직접 소유한 채널에 축적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활동들은 비즈니스 성과의 언어로 증명되어야 한다. 이 다섯가지 생존의 조건은 각각 독립된 트렌드가 아니라, 하나의 연쇄 구조를 이루고 있다. 2026년의 PR은 이 다섯 가지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얼마나 단단하게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AI시대에도 전략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뛰어난 PR 전문가가 높게 평가받는 이유다.
글: 이유경 작가 / 에디터: 오운드 콘텐츠 팀
이 글은 외내부 전문가와 협업하여 만드는 [올어바웃 오리지널 시리즈]입니다.
외부 필진과 함께 작성된 글의 방향성과 내용은 오운드 플랫폼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6, 주식회사 프로파운드,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